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2024-03-12T20:52:56.811-07:00ThreadUnknownnoreply@blogger.comBlogger13125true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21630817975369454802020-04-02T09:26:00.001-07:002020-04-02T09:26:24.321-07:00미정<br />
<br />
이별은 깔끔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나름의 이별 철칙은 걔로 인해 깨졌다. 이 년이라는 시간이 아주 헛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걔의 메신저에 어느 날부터 띄워져 있던 팝송은 나 역시 아는 곡이다. 같이 듣자며 공유했던 곡 중, 걔의 플레이리스트에 선별됐던 곡이니까. 나는 좆같게 자격지심 운운하기보다 순응하기를 택한다. 자, 이제 어떻게 할까. 선택지는 세 개. 내가 다시 연락하기, 걔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기, 마음 접고 차단하기. 두 번째는 특히나 가능성 없다는 걸 안다. 사실 어떤 것을 택하든 결과는 뻔하다.<br />
<br />
변명 늘어놓자면, 나는 사랑한 적 없다. 그 애를 통틀어 숱하게 스친 인연들을 헤집어 봐도 그랬다. 좋은 게 좋다고 자신을 속이기에 바빴고, 정작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한 적 없었으니. 완벽주의에 고작 사랑 따위가 균열을 일으키는 건 내 자존심이 용납 못 했다. 그래서 남들처럼 사랑하는 척하며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보고자 했다. 걔는 희생양인 거다. 걘 내가 걔 없이는 죽어 버리려 할 줄 알 거다. 당장은 무덤덤한 척해도, 가오 버리기까지 얼마 안 걸릴 거라 생각할 테다. 또, 내가 걔를 사랑한 적 없다며 자기 위안 삼으리라 믿을 것이다. 그래, 전부 다 들어맞았다.<br />
<br />
정열로 가득 찬 일순간만이 사랑일까. 나는 답을 오랜 시간 찾지 못했다. 안정적인 누군가의 도움으로 결핍을 채우길 바랐으나, 결과적으로 그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 문제는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끌어안아, 헛구역질 나오더라도 삼켜내야 할 것. 제대로 숨겨야만 하는 것.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는 것들. 그 애도 그렇겠지. 나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 연락 한 통 넣지 않고. 그러면 우리는 시간에 묻힐 거다. 영영 잊히도록, 먼지에 겹겹이 덮이도록 둘 것이다.<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7702096313315896992020-04-02T00:54:00.001-07:002020-04-02T00:58:20.314-07:00울음 짓는 이에게<br />
<br />
나는 네가 휩쓸리지 않기를 바란다<br />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괘념에서<br />
꿋꿋이<br />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br />
누군가에게든 비추었던 모습처럼<br />
고개를 쳐들고<br />
버텨내는 나날을 보내기를 바란다<br />
단말마에 여린 살을 베이고<br />
의도조차 모를 발길질에<br />
허파를 드러내고<br />
간신히 숨을 쉬더라도<br />
무너져내려 간신히 숨만 몰아쉬더라도<br />
너의 심연을 알아주는 이가 없으리라<br />
그렇게 여기게 되는<br />
더럽고 억울한 세상의 틀이 느껴지더라도<br />
너는 그것에 가끔은 굴하되<br />
끝내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br />
<br />
나는 실패하는 너를 탓하지 않는다<br />
다만 아무도 모르게 울음 지어<br />
짓무른 눈가가<br />
패인 볼우물이<br />
푹 꺼진 얼굴이<br />
못 견디게 아려서<br />
종종 아프더라도 끝내는 견뎌내길 바란다<br />
너에게는 내가 있고<br />
네가 모를 누군가의 음성도<br />
어떠한 것이라도 있으니<br />
치사한 세상이라도 매번 져주지만은 않았으면<br />
그랬으면 좋겠다<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76229190959170952602020-04-01T23:23:00.001-07:002020-04-01T23:23:30.483-07:00위선<br />
<br />
형은 글이 안 써질 때면 펜 뚜껑을 물었다. 끄트머리가 너덜거릴 만큼 이를 갈아서, 보다 못한 나는 노크식 볼펜을 내려놓았다. 형은 한 번 흘기더니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듯 허리를 곧추세워 똑바로 앉았다. 온전히 집중하자 다시금 그 입술에 물리는 건 펜 끝이었다. 펜의 꼴이 청년기의 나와 꼭 닮은 듯했다.<br />
<br />
형은 올곧게 생긴 만큼 그 값을 톡톡히 해냈다. 물론 나도 내 몫은 제대로 해냈다. 형과 정반대인 나만의 방식으로. 이유도 없이 엇나가는 동생을 부담하는 이는 늘 형이었다. 골프채를 거꾸로 쥔 아버지 앞에 묵묵부답으로 서 있는 나의 앞을 가로막는 이도. 오토바이 사고를 낼 뻔한 날, 한달음에 경찰서로 달려와 내 얼굴을 살피던 이도.<br />
<br />
그러나 형은 한순간도 날것의 무언가를 보인 적 없었다. 잰 듯이 반듯한 행동에 가려지는 눈빛. 그 속에 감추고 있는, 아무도 본 적 없는 것. 그것은 당시의 내가 이단아 놀음에 재미를 들였던 이유이기도 했다. 나로 인하여 흐트러지는 형. 오직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형. 그런 형을 느끼는 순간 끓어오르는 묘한 감정. 아마도 그것에 단단히 중독되어 버렸던 것 같다. 형의 배려는 곧 족쇄로 변질했다. 고작 쇠붙이에 불과한데도 우리를 꼼짝도 못 하게 만들었다. 형도 나 못지않은 위선자이기에 가능했지만,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는 건 나뿐이었다.<br />
<br />
<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64191201729896777532020-04-01T23:08:00.000-07:002020-04-01T23:18:00.232-07:00[오전 3:11]<br />
<br />
잘 지내? 한국은 눈이 와. 너 없이 처음 맞는 겨울이야. 괜찮겠지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혼자 견디려니 고단하더라. 난 그냥저냥 지내. 이별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었지만, 그건 네 말처럼 잠시뿐이었어. 순간을 버티며 살자던 다짐을 하고서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가.<br />
<br />
너는 내 생각을 하며 펜을 잡은 적 있을까. 헤어지자 통보하다시피 했던 주제에 이제 와서 웃기지. 관계는 둘이서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서로 노력해야 한다 생각했었어. 그래서 난 내 나름의 모든 것을 주려 했고, 정말로 다 내주었는데 너는 아닌 것 같더라. 늘 확인하고 재보고 싶었어. 그런 마음이 생긴 순간부터 이미 순수한 사랑은 아니었던 거겠지.<br />
<br />
당시에 나는 내가 상처받았다고 생각해서 네 손을 놓았고, 우리를 저버렸어. 헐겁던 단추를 고쳐 끼울 생각은 애당초 없었어. 그냥 풀어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미안해. 나 원래 그런 사람이야. 세상을 다 줄 듯이 굴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든 널 떠날 수 있게 준비하는.<br />
<br />
그런 나를 너는 알지. 알면서도 나랑 사랑을 했지. 매번 내게서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했고, 그럴 때 나는 비로소 안도했어. 나만 목줄에 매인 건 아닌 것 같아서. 웃긴 꼴이었네.<br />
<br />
__야. 사랑하는. 사랑했던 ___.<br />
<br />
나는 이럴 자격 없다는 것 알아. 이런 적도 없고, 네게 언젠가 말했듯 난 한 번 끝나면 다시는 찾지 않는 성격이었어. 너는 숱하게 스친 관계와 다르더라고. 일상의 허전함을 이유로 연락하는 거라면, 그 상대는 네가 아닌 다른 이라도 됐을 거야. 하지만 다른 이와 눈과 입을 맞추어도, 어떤 것을 한다 해도 이 마음은 여전할 걸 알아. 단지 사랑만이 아니야. 난 어떤 감정이든 너랑 누리고 싶은 거야.<br />
<br />
한 번만 만회할 기회를 줘. 너랑 아침을 맞고, 밤을 새우고 싶어. 잠든 얼굴을 한참이나 더 보고 싶어. 그게 내가 바라는 유일한 한 가지야.<br />
<br />
이걸 언제 부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일은 틀림없이 알코올에 절어야겠지. 쓰다 보니 길어졌네. 이만 줄일게. 보고 싶다.<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65885497692945120042020-04-01T23:04:00.001-07:002020-04-01T23:15:25.584-07:00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2<br />
<br />
사실 운명론이고 뭐고, 존나 신빙성 없는 학론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 만지작거리는 노란 포스트잇을 쥐여 준 애를 떠올리며. 미안하다고도 생각했다. 아주 잠깐. 어쩌면 난 의외인 면에서 깐깐할지 모른다. 근거 불충분으로 기각시킨 미신이 여럿인 이유였다. 아이러니함은, ___와의 운명론에 눈을 뒤집어 깐다는 데서 발생한다. 형이랑 내가 빨간 실에 묶인 건 확실해. 존나 트루 러브가 아니고서는 말이 안 돼. 스스로 세뇌해온 결과였다.<br />
<br />
첫인상은 간지 작살나는 형이었다. 비가 세차게 창을 두드리던 날. 오락실 내부는 암울한 날씨와 상반되게 소란스러웠다. 그게 내 귓가엔 하나도 안 들렸다. 그야, 삥뜯기는 중이라. 패거리와 한 발짝 즈음 되는 거리만을 두고 대치 중이었다. 끽해봐야 급식을 일이 년쯤 더 먹었을 애들이 날 가운데 두고 몰아세웠다. 나는 눈에 힘을 풀지 않았다. 돈 좀 빌려달라는 뻔한 술수. 천하의 ___이 순순히 당할쏘냐.<br />
<br />
"싫은데요."<br />
"싫다고?"<br />
<br />
바로 묻는 투가 강압적이다. 깡패도 아닌 주제에 떼를 지어 다니는 아이들. 분명 구경하는 눈치는 존재하는데, 말리는 이 하나 없다. 나는 슬슬 숨을 몰아쉰다. 이대로라면 빼앗길 테니 그냥 줄까. 엇비슷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던 찰나.<br />
<br />
"니들 뭐하냐."<br />
<br />
구세주였다. 흰색 볼캡을 눌러쓴 남자가 앞을 막고 섰다. 난 문득 입고 있는 마블 티셔츠가 쪽팔려졌다. 집에 가면 것부터 쓰레기봉투에 구겨 넣을 요량이었다. 새로운 영웅이 나타났으니까. 심장이 곤두박질쳤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 형은 정작 막아선 건 본인이면서, 실은 별 관심 없다는 얼굴이었다. 비교적 마른 체구로도 존재감만은 무시할 수 없는 불청객에 아이들은 할 말을 잃었다. 저 새낀 또 뭐야, 구시렁댈 즈음, 그 형에게 덥석 손을 잡혔다.<br />
<br />
"니 형이 찾던데. 애기야, 가자."<br />
<br />
박신양이 울고 갈 멘트. 어린 마음에 그게 또 멋있다. 붙잡힌 손은 서서히 온기를 품었다. 얼떨결에 아는 형인 척, 같이 빠져나와 바깥 공기를 들이마셨다. 살았다. 삼각김밥 사 먹을 돈을 사수했다. 지켜낸 사람은 곁에서 막 우산을 꺼내 들은 형이지만.<br />
<br />
"저, 근데 난 형 없어요."<br />
"그래서?"<br />
"그냥요. 감사합니다."<br />
<br />
그 형은 그제야 픽 웃었다. 입가에 호선이 그려지자 가지런한 이가 슬그머니 보였다. 웃으니 인상이 한결 부드럽다. 무표정일 땐 영락없이 까칠한 고양이였는데. 빤히 응시하는 내게 그 형은 잘 가라, 하고 미련 없이 돌아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적당한 인사. 못내 아쉬워서 가려던 형의 셔츠 소매를 붙잡았다. 형, 그.... 무어라 말을 더 잇지 않으니 형은 가만 쳐다보다 붙잡힌 소매를 빼냈다. 내 속도 모르고 채근하듯 따라붙는 눈초리. 차갑진 않은데, 따뜻하지도 않았다. 난 기가 막힌 멘트를 고심 중이었다. 이런 경우는 십칠 년 인생에 처음이라 뭐라고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그래서, 되는대로 던지고 보기로 했다.<br />
<br />
"초코 우유 좋아하세요?"<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40844892146877747882020-04-01T22:58:00.000-07:002020-04-01T23:14:37.752-07:00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1<br />
<br />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사자성어를 대충 휘갈기던 손을 잠시 멈췄다. 펜 잉크 촉이 찍어내리고 있는 지점에 까맣게 동그란 자국이 남았다. 이딴 개구라는 어떤 놈이 지어내는 거야. 지성인을 선망하는 부류의 인간일 테다. 하여튼 지 일 아니라고 싸지르고 보는 거다. 이런 고어도 안 먹히는 사람은 분명히 있는데. 난 아메리카노를 쭉 빨았다. 답답한 가슴에 얼음 섞여 시릴 만큼 찬 커피가 끼얹어졌다. 식도는 시원한데, 문제는 미각에 있다. 웩. 한 모금을 삼키자마자 곧바로 쓴맛이 혀를 감았다. 매일같이 머금어도 어째 나아지질 않는지. 취향이 미웠다. 그 형 말마따나 애새끼 같은 취향. 형은 커피도 맹물처럼 위장에 잘만 퍼붓던데, 난 왜.<br />
<br />
나는 애꿎은 파란 빨대만 잘근잘근 씹었다. 초조함은 테이블에 바싹 엎드려 폰을 하게 했고, 다리까지 이따금 떨게 했다. 무의식의 지배 속에 켠 폰 화면 속엔 인스타가 로딩 중이었다. 최근 글은 사 일 전. 친구들의 글을 모조리 스킵하고 새 글을 터치했다. 그 형이다. 열 번 찍으면 아홉 번 튕겨내고, 한 번 여지 주는 형.<br />
___.<br />
<br />
좋아요 1,071개. Agust_D 녹화 직전.<br />
<br />
무심하게 일관하려, 괜히 안면근육을 경직시킨다. 찬찬히 훑어보는 눈빛에 서린 모종의 설렘 반 불안함 반은 뚜렷했다. 언제 봐도 정직한 아이디, 단정한 말투. 형다웠다. 아, 계속 참을걸. 괜히 봤네. 당장 디엠이라도 보내고 싶어졌잖아. 뭐라고 말을 트지. 안녕하세요 형 저 ___인데요. 오랜만이네요. 보고 싶었어요....<br />
<br />
인사말부터 타자 치던 나는 퍼뜩 정신 차리곤 얼른 디엠 창을 껐다. 나가기, 나가기. 돌았나 보다, ___. 하마터면 보내기 버튼을 누를 뻔했다. 검은 벙거지를 쓴 형의 프로필이 날 비웃고 있었다. 적어도 내겐 그리 느껴졌다. 혼자서 무어라 읊조리자 옆 테이블을 닦던 알바생이 이상한 눈초리로 이쪽을 훑었다. 그전에도 몇 번 알게 모르게 눈치를 받은 난 결국 노트북을 백팩에 넣었다. 시험공부는 커녕, 과제를 하기도 글렀으니까. 원인은 ___에게 있었다. 그래, 모든 건 그 형 탓이다.<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71463329201137928962020-04-01T22:56:00.003-07:002020-04-02T06:41:08.323-07:00형<br />
<br />
형.<br />
<br />
딱 떨어지는 호칭이 마음에 들었다. 정작 __ 형은 이름을 듣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상함이란 게, 실로 존재했다. 나는 그간 제멋대로 사는 인간만 만났던 터라, 더욱이 충격이 컸다. 스쳐갔던 '것'들은 똥차라는 네임벨류도 아까웠다.<br />
<br />
인력거가 니 취향인가 보다.<br />
<br />
네 번째로 차이고서 말아주는 소맥이나 시원하게 원샷하다가 들었다. 인력거? 되묻자 형은 어엉? 하며 눈썹을 치켜떴다. 요즘은 똥차도 아니고 인력거라 지칭한댔다. 그러고는 슬쩍 턱을 괬다. 거기까진 존나 상관없는데, 중요한 건 멜로눈깔이었다. 뜬금없이 난기류가 형성된 마룻바닥 위. 짐작한 나는 애써 시선을 피한다. 형은 그 노력을 무심히 짓밟았다.<br />
<br />
너 그럴 거면 그냥.<br />
그냥 뭐요.<br />
나랑 해 보든가.<br />
<br />
주어가 없으니, 이도 저도 아니었다. 한마디에서 진주어를 찾아야 하는 건지, 뭔지. 당최 알 수가 없어 짧게 숨을 뱉었다. ___ 이십오 년 인생 최대 위기. 저 입술을 감쳐물어, 참아.<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41153322570313844552020-04-01T22:54:00.002-07:002020-04-01T23:08:43.938-07:00( ) 포비아<br />
<br />
그 애가 자취를 감춘 지, 엿새째 되는 날이었다.<br />
<br />
과 내에 소문이 나돌았다. 조교한테 몸을 대주고, 아버지께 걸려버린 탓에 학교를 못 오는 거라나. 보기보다 잘 빨아 준다대. 그러니 남자가 줄창 꼬일 수밖에 없지. 장황하게 그 애가 골반을 흔드는 모양을 따라 하던 놈과 눈이 마주쳤다. 혐오감을 내색하지 않고 응시하자, 어깨가 더 으쓱해진 놈이 덧붙였다. 페로몬이라도 있는 거 아냐? 질 낮은 단어들의 나열에 그 무리는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하나같이 재미없다. 방금 먹은 크림빵이 역류할 듯한 거북함에 휩싸였으나, 간혹 날 힐끔거리는 놈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체 입꼬리를 올렸다. 무식한 만큼, 단순했다. 그제야 안심하는 눈치였다.<br />
<br />
나는 아무래도 관심 없었다. 안면도 없는 애가 게이든,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몰라도 커밍아웃을 하든. 요 며칠 학우들 간에 종용 되는 그 애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그저 할 말이 없었다. 사는 게 팍팍하냐? 재미로 들추고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주제야? 왜 생판 모르는 애를 그리 씹어대는지, 이해라고는 쥐뿔도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유독 관대한 것은 아니었다. 더러운 놈.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불편해지는 이유였다.<br />
<br />
어느새, 얼핏 들었던 그 애의 이름 석 자를 쓰고 있었다. 분명, 칠판의 반이 넘게 써져있는 영어 구문을 노트에 받아 적고 있었는데. 나는 뒤늦게 펜을 내려놓았다. 아버지랑 했다고 소문이 날 정도면, 어느 정도 뒤가 구리긴 한 것일 테다. 멀끔한데 뒷소문이 구릴 리가 없다. 북북 소리가 날 정도로 힘을 주어, 그 애의 이름을 까맣게 칠했다. 무언가를 썼던 흔적조차 남지 않도록. 머릿속에서도 지워지도록. 그래, 난 ___에게 관심이 없었다. 정말로.<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43911509642951114472020-04-01T22:45:00.000-07:002020-04-01T23:09:21.721-07:00발신자 정보 없음<br />
<br />
[발신자 정보 없음] 2019.10.08. 오전 2:26<br />
<br />
형, 저 ___인데요. 선후배 이외의 관계로는 정의할 수도 없고, 하기도 싫다면서요. 그날 형 씌워 주려고 가져갔던 우산, 가던 길에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았어요. 목적을 잃은 이상 쓸모없잖아요. 그래서 나도 노력했어요. 목적을 잃은 이상 관계 유지할 필요 없으니까. 형이랑 마주칠까 봐 동방도 안 가고. 어디 아파서 잠수 타는 거냐는 형들 연락도 다 씹었어요. 융합관 건물 뒤편에서 줄담배 태우다가도, 검은 볼캡 보이면 지져 끄고서 토꼈고요.<br />
<br />
교내 카페 알바 하던 것도, 것 때문에 형 자주 보게 되니까 존나 짜증 나서 관뒀어요. 창백하게 허여멀건한 얼굴이 꼭, 형이 상처받은 듯한 느낌이라. 차인 건 분명 나잖아요. 그렇게 생난리를 치는데 문득 알겠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안 해도 형이랑 우연히 마주칠 일은 거의 없었을 거라는 사실이요. 형이랑 나는, 밴드부 겹치는 것만 아니면... 뭣도 없는 사이라서.<br />
<br />
형은 나 없어도 잘 살 거잖아요. 공허함은 또 새로운 사람으로 채우면 되고. 형 인생에 있던 내 존재를 다른 누군가로 메꾸는 건 지켜볼 자신 없거든요. 나는 무조건 ___ 한 사람이어야 하니까. 누구 탓인지 책임 운운하며 따질 마음은 없어요. 포기하기로 해놓고 추한 거 아는데... 형 잡기 위해서면, 그깟 자존심 수십 번도 더 굽히고, 없는 척도 할 거예요.<br />
<br />
이젠 대놓고 표현할 테니까 형은 그저 틈만 내어 주세요. 제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이런 연하 찾기 쉽지 않은 거 아시잖아요, 형도.<br />
<br />
<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57028481787577050602020-04-01T22:43:00.003-07:002020-04-01T23:12:34.842-07:00헤어지자<br />
<br />
헤어지자.<br />
왜?<br />
<br />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___ 표정이 어땠더라. 아마도 아무 감정 없는 눈빛이었던 것 같다. 얼음이 다 녹아 밍밍해진 아메리카노처럼. 그래, 딱 그 정도의 시선 처리와 어투. 아, 존나 적당해. 생각하며 미간에 우물 고일 때 걔가 그랬다. 이 개새끼야. 적당한 게 좋다더니, 연애까지 적당하게 하냐. 그래서 나는 어떻게 대처했지. 전날 걔 자취방에서까지는 좋았는데 문제가 뭘까,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느라 별말 안 했고. 우리 관계는 거기까지였다. 이마를 덮은 머리칼을 타고, ___가 마시던 복숭아 플랫치노가 뚝뚝 떨어질 때.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나는 슬쩍 혀를 내밀어 아랫입술을 핥았다. 플랫치노는 차가웠다. 불과 하루 전에 빨았던 걔의 손가락과 정반대였다. 이렇게 또 시작된다. 뭐가 문제일까,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 동틀 때까지 고민하기. 그렇게 이틀을 <strike>존나게</strike> 고민하고 나서야 무언가 깨달았다. 나는 사랑을 하는 내 모습을 사랑하는 거였구나. 나는 연애를 하면 안 되겠다, 하고.<br />
<br />
거지발싸개 같은 소리 마요. 내가 이틀간 고민해 도출한 결론은, ___ 앞에서 무너져내렸다. 완공한 모래성이 처참하게 부서진 것을 보는 여섯 살배기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___은 한 손에 닭발을, 다른 손에 소주잔을 들고서 내 결론을 정정했다. 형이 개새끼라서 그런 거예요. 나는 반박했다. 난 잘해 줬어, 그 전날에도 걔 자취방에서 걔랑.... 말하는 내 입에 ___은 닭발을 집어넣었다. 우물우물 씹는데 ___이 말을 가로챘다. 형이 그래서 안 되는 거라고. 일단 나 먹는 중이니까 말 시키지 마여. 알겠어.... 그 뒤로 입 터는 건 나뿐이었다. 닭발을 다 뜯고 나서야 걔는 상체를 내 쪽으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나였으면, 이럴 시간에 연락 한 번이라도 더 했어요. 형이 진짜 ___ 형을 좋아한다면 그랬을 거라고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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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틀을 고민하고, 밤을 새웠다. 그러다 새벽 세 시쯤 카톡을 보냈다. __아 미안해. 보고 싶다. 내가 잘못했어. 자? 네 통쯤 보내다가 그냥 채팅방을 밀고 내려놓았다. 잠잠한 폰은 울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애써 괜찮은 척, 궁금하지 않은 척하며 감기지 않는 눈을 감았다. 심장 고동 소리가 고막까지 울렸다. 사귈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눈치채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아, 나 ___ 좋아하나 봐. 그때서야 두 번째로 도출한 결론이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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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12917303481084005772020-04-01T22:41:00.005-07:002020-04-01T22:41:53.650-07:00Rec<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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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진 건가, 이거. 제대로 녹화되고 있겠지. 일단, 오늘은 2014 년 8 월 5 일. ___, 넌 형 자취방에서 자고 있을 테고... 시간이 없네. 서론 각설하고 말할게. 형은 오 년 뒤의 미래에서 왔어. 몸은 네가 아는 형이 맞는데, 영혼만 바꿔치기 당한 거야. 신의 저주인지, 축복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결국 나한테 주어진 기회겠지. 그래서 잡아 보려고. 놀라지 말고 잘 들어. 오늘이야, 네 기일이. 사고였어. 학교 끝나고, 형 만나러 오다가. 가족들도, 동기들도 다 잊으라고 하더라. 내 잘못이 아니라고. 모든 게 내 탓인데. 형이 몇 분만, 몇 초만 더 일찍 데리러 갔어도... 네가 인질극에 휘말릴 일은 없었을 텐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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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너무 미안해, __아. 형은 오늘 이후로, 단 한 번도 마음 편했던 적 없어. 널 가슴에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더라. 존나 내 착각일 뿐이더라. 꿈에라도 얼굴 좀 비춰 줬으면 했는데, 네가 죽지 않는 꿈 한 번을 못 꾸더라. 출퇴근하다가도 보조석에서 네 인기척이 느껴져. 같이 찍은 사진을 만지면서, 네 맑은 미소에 웃다가도 울어. 여태껏 그 새까만 동공이, 어린 얼굴이 생생해. 새벽이면 귓가에서 네 고동소리가 들려. 점차 사그라들던 가슴팍의 울림이.<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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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아, ___.<br />
네 존재는 생각보다도 훨씬 크고, 사소한 것에서도 비롯되어 온통 잠식해. 너 하나 없는 세상인데 살고 싶지도, 살아지지도 않았어. 난 너 하나로 살아가던 게 삶이더라. 그래서 되돌리게 해달라고 수백 번도 넘게 기도했어. 기회는 오늘 한 번뿐인 거 알아. 형 품에서 벗어나지 말고, 형 손 맞잡고. 우리 오늘만 무탈히 견뎌내자. 이걸 너한테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 보게 되면... 이 영상 볼 때, 울지 말고 웃어 줘. 사랑해. 구해 줄게, 꼭. 날 던져서라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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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5_000901.mp4<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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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39206282037916511072020-04-01T22:40:00.000-07:002020-04-01T22:40:04.768-07:00그날<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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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은 내게 안겨 울었다. 종국엔 어깻죽지에 눈물 자국이 고스란히 찍혔다. 그 애의 볼을 연신 닦아 주었던 내 소매에도. 고백이라 하기에는 애매한 해프닝. 이후 짜고 치는 듯, 누구도 그 일을 입에 담지 않았다. 기억은 차츰 희미해져만 갔다. ___의 치기 어린 집착은 그날부로 사그라들긴 했으나, 금방이라도 다시 도사릴 듯했다. 제 딴에는 참는답시고 가만있는 낌새였다. 다른 누군가도 아닌 내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괜히 초 치기 싫었다. 해서, 입 닫고 지켜보자 했다. 걱정했던 바와 달리, 관계는 금세 회복되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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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는 종종 났다. 고의성 없는 그것조차 뻔히 다 보였다. 내가 넥타이를 맬 때마다, 굳이 연습할 겸 매어 주겠다며 나서는 것. 어설픈 손길에 웃음이 기어코 비집고 나오자, 코 앞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 통화 중 간혹 섞이는 동기 목소리를 들은 듯, 하던 말을 잠시 멈추었다 잇는 것. 늦을 테니 먼저 자라며 문자를 보내도, 꼭 말 안 듣고 거실 소파에 누워 쪽잠 자는 것. 침대에서 자라며 깨우려다가 괜히 미안해져서 나까지 소파 밑에 이불을 깔고 자면, 아침에 핀잔 주면서도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것. 가끔 어딜 갔다가 걔 생각에 양손 가득 선물을 사들고 가면, 돈을 허투루 써서 어쩌느냐고 하면서도 선물은 품 안에 소중하게 꼭 껴안는 것. 옷을 갈아입으려 상의를 탈의하면, 찰나에 갈 곳을 잃고 다른 데 머물다 힐끔거리는 시선까지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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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취해야 할 조치는 단 하나뿐이었다. 모른 척 굴기. 내내 그래왔던 것처럼. 근데, 그게 뭐라고. 속이 아려서, 때로는 들끓어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기도 벅찼다. 나는 간과하고 있었다. 그 동그란 머리통을 앞에 두고 보자면, 인내는커녕 목울대부터 울렁인다는 것을. 오밀조밀한 입술을 보고는, 씹어먹고 싶다, 하는 갈증부터 뇌리를 휘감는다는 것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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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Unknown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953269566377563053.post-62947430787395328042020-04-01T21:47:00.002-07:002020-04-01T23:01:06.368-07:00아포칼립스<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걔는 세 번째로 먹이를 뜯을 때도 울고 있었다. 퍼뜩 정신이 들면 다시 먹잇감의 목을 물어뜯고, 그러다 또다시 눈물만 뚝뚝 떨구기를 끝도 없이 반복했다. 나는 언제까지고 구출만을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라 판단했다. 붕대가 헐거워진 오른손에는 상표 뜯긴 생수 한 병뿐이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지. 게다가 상대는 생판 남도 아닌 ___다. 조팔, 가로등은 왜 또 줄지어 껌벅이는지. 나를 향해 옥죄어 오는 그물망 같다. 그렇다. 하나 남은 동생마저 잃고, 종내에는 이 음습한 골목에서 뒈질 운명인 거다. 열흘이면 꽤 많이 버틴 걸까. ___아.</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너덜너덜한 붕대 접합부를 이로 물어 뜯어냈다. 다시 감는 찰나, ___은 네 번째로 손목을 물었다. 요란하다 못해 과격한 식사. 저런 광경은 아무리 많이 본다 한들, 맨정신으로는 보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나는 얼빠진 채 두 눈 똑똑히 뜨고서 목도한다. 인간의 육십 퍼센트는 물이 아니라 선혈일 거다. 바닥에 널브러진 남자와 시선을 맞닥뜨린 난 그의 신원을 파악했다. 오한인 듯 덜덜 떨리는 몸을 가까스로 지탱한다. 제발. 이를 악물고도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부터 신음이 끓어올랐다. 동물의 울음 비슷한 헛구역질이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그 소리에 머리를 파묻고 있던 ___이 고개를 확 들었다. 지켜보던 내가 입을 틀어막음과 동시에, 걔는 날 똑바로 주시했다. 이윽고, 부둥켜안고 있던 이를 내려놓고 홀린 듯 다가온다. 아아, 죽는구나. 파노라마가 눈 앞에 펼쳐지던 찰나.</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형."</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그때 ___은,</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형도, 제가 감염됐다고 생각해요?"</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물기 가득 어린 얼굴로 나를,</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아니잖아요."</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내 어깨를 붙잡아 넘어트리고.</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대답해."</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br /></span>
<span style="font-family: inherit;"> 후드득,</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비 쏟아진다.</span><br />
<span style="font-family: inherit;">내 얼굴로, 누군가의 얼굴에서.</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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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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